[인터뷰] YesPlz AI 홍지원 대표 – 직관적인 온라인 의류 쇼핑 경험을 만들다

Interviewer: 이용균 (noninertialframe.com)

YesPlz AI는 사람들이 온라인 패션 쇼핑몰에서 옷을 쉽게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B2B SaaS 회사이다. 최근에는 고객과의 대화를 바탕으로 옷을 추천하고, 바로 구매할 수 있게 도와주는 GPT 패션 스타일리스트를 출시했다. 홍지원 대표와 YesPlz AI의 제품, 기술, 그리고 창업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기사는 인터뷰 내용을 재구성한 글이다.

YesPlz AI 소개

YesPlz AI는 온라인 패션몰에서의 쇼핑 경험을 개선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제품을 제공하는데 그 중 가상 마네킹 필터(Virtual Mannequin Filter)프로덕트 태깅(Deep Product Tagging)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마네킹 필터는 키워드 대신 가상 마네킹 상에서의 모양, 길이, 색 등에 대한 이미지로 옷을 검색하는 도구이다. 예를 들어 허리 둘레가 넉넉하고, 소매가 짧은 가로 줄무늬가 들어간 폴로 셔츠를 사고 싶으면 대부분의 쇼핑몰에서는 상세 페이지를 열어 상품이 내가 원하는 조건에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가상 마네킹 필터를 사용하면 아래 그림처럼 마네킹에 표시된 몇 가지 옵션을 클릭하여 쉽게 직관적으로 제품을 검색할 수 있다.

출처: YesPlz AI 홈페이지. 데모 페이지에서 직접 사용해볼 수 있다.

마네킹 필터가 작동하려면 옷의 다양한 특성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패스트 패션 브랜드는 새로운 옷이 나오는 주기가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 쇼핑몰 카탈로그에 수시로 많은 수량의 옷이 등록된다. 몇몇 큰 회사들이 이미 태깅 솔루션을 제공하지만 규모가 작은 쇼핑몰이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반면 YesPlz AI는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는 플러그인을 제공한다. 카탈로그 URL만 입력하면 그 페이지에 있는 옷에 대해 20에서 60개 정도의 주요 속성에 대한 태깅 결과값을 몇 초만에 추출한다.

태깅 솔루션으로 YesPlz AI의 생태계에 들어온 회사는 다른 상품 발견(Discovery) 솔루션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옷에 대한 상세한 태깅을 바탕으로 단어 기반 검색 향상(Enhanced Text Search)과 고객 행동 기반의 맞춤화된 추천 엔진 서비스 등이 있다. 한 온라인 쇼핑몰은 YesPlz AI의 제품들을 사용한 후 카트에 담기는 옷의 수가 1.7배로 늘었다는 결과를 공유했다. 인공지능의 성능은 데이터에 의해 결정되는데, YesPlz AI를 사용하는 쇼핑몰이 많아질수록 검색과 추천의 성능이 높아져 손님이 구매하는 옷이 늘어나고, 매출의 증가에 따라 쇼핑몰에 등록되는 옷의 종류도 늘어나 데이터가 증가하여 서비스의 성능이 더 빠르게 좋아지는 플라이휠(flywheel)을 구축해 나가는 중이다.

YesPlz AI는 얼마 전 사용자와의 대화를 통해 카탈로그에 있는 옷을 추천해주는 서비스인 GPT 패션 스타일리스트를 발표했다. 예를 들어 면접 때 입을 옷이 필요한 사용자가 “며칠 후에 은행에 면접을 보러 가는데 적합한 여름 정장 추천해줘”라고 입력하면 제시된 상황에 맞는 옷을 쇼핑몰 카탈로그에서 찾아서 알려준다. 요즘 생성형 AI가 워낙 인기가 많고, 아직 ChatGPT 기반의 옷 추천 서비스로 시장의 변화를 가져온 회사가 없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규모가 있는 패션 회사들은 이 신기술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사용하면 좋을지 알아가기 위해, 작은 회사들은 쇼핑 경험의 차별화를 위해 문의한다. (인터뷰 후 3주 정도의 시간이 지났는데, 그 사이에 벌써 여러 회사와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출처: YesPlz AI 유튜브 채널. GPT Fashion Stylist 데모 영상

YesPlz AI는 기술에 집중하여 해자(moat)를 만드는 중이다. 자연어(NLP)와 제품 간의 관계성을 적립하는 데에 시간을 많이 쓰고 있고, Fashion Transformer라는 멀티 모달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사용자의 질문을 분석하여 그 문맥에 맞는 옷을 찾아주는 모델이다. 구글이 6월에 발표한 AI 패션 시착 기술은 옷을 최대한 잘 보여주기 위한 서비스인 반면 YesPlz AI는 텍스트를 활용한 제품 발견에 초점을 맞춘다. 쇼핑몰에서의 제품 발견 경험을 촉진시키기 위해 옷 스타일링(Complete the Look)을 끊임없이 개선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YesPlz AI 창업 과정

홍지원 대표는 삼성에서 스마트 TV 팀의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할 때부터 추천(recommendation)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사람들에게 찰떡 같은 추천을 해주는 엔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스타트업 여정을 시작했다. 2015년에 첫 창업으로 50ml라는 고급 양념 추천 서비스를 만들었지만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주목할만한 성과 없이 마무리했다. 바로 취업을 하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아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소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었고, 린(lean) 스타트업 방식대로 제품을 빠르게 만들어서 검증하는 과정을 시작했다.

지금의 마네킹 필터가 된 제품의 MVP(Minimum Viable Product)를 사람들에게 보여주었을 때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당시 소속되어 있던 엑셀러레이터에게 길거리에서 사람들을 인터뷰하라는 미션을 받았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제품이 못 생겼음에도 사람들이 구매하고 싶어 가격을 물어봤다고 한다. 있으면 좋은 서비스와 필요한 서비스의 차이를 실감했고,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남들보다 빨리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이 가득 차 YesPlz AI를 시작했다.

초기에는 인공지능의 성능에 가장 중요한 데이터를 모으고 다듬는 과정에 시간이 많이 들어갔다고 한다. 사람들은 각자 다르게 스타일을 정의한다. 예를 들어 “캐주얼”이라는 스타일에 대해 사람마다 기대하는 옷의 모양과 느낌이 모두 다르다. 반면 옷의 길이나 신체 특정 부분의 노출 정도와 같이 비교적 객관적인 특성은 사람들이 비슷하게 판단하기 때문에 측정 가능한 기준으로 옷 이미지를 분류했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던 남편이자 추후 공동 창업자가 되는 조석재 CTO와 주말에 카페에서 자리를 잡고, 데이터를 직접 모아 수작업으로 레이블링을 했다고 한다.

창업 초기에는 온라인 패션 쇼핑몰에 무작정 이메일을 보내는 방식으로 세일즈를 했다. 100번 중 한 번 다음 단계로 넘어갈 정도로 컨버젼(conversion)이 어려웠다. 패션 업계의 특성상 이직이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 YesPlz AI와 이야기를 시작한 직원이 이직을 해서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은 경우도 굉장히 많았다. 시간이 지나고 업계의 네트워크가 생긴 후에는 소개(warm introduction)를 통해 잠재 고객에게 제품 시연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세일즈 과정이 바뀌었다. 잠재 고객의 홈페이지에 있는 데이터를 빠르게 모아 그들에게 맞춤화된 데모를 보여주어 설득력을 높였다. GPT 패션 스타일리스트를 발표한 후 요즘은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바운드가 많이 온다고 한다. 요즘처럼 AI가 주목을 많이 받기 전부터 YesPlz AI는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때부터 쌓았던 브랜드와 SEO 최적화를 위해 사용했던 키워드들이 누적되어 이제 빛을 발하고 있다.

YesPlz AI 운영에 대하여

현재 직원이 총 7명 있는데, 그 중 5명이 엔지니어이다. 아직 퇴사자가 한 명도 없다는 데에서 홍지원 대표가 직원들의 성장에 얼마나 신경을 많이 쓰는지 알 수 있다. 직원 한 명 한 명과 매달 한 번씩은 이야기를 나누며 직원의 장점과 단점에 대한 진솔한 평가를 공유한다. 직원의 상태와 감정을 확인하는 것 뿐만 아니라 어떻게 성장을 하고, 앞으로의 성장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서 개발자가 이직을 하더라도 새로운 직장에서 활약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이를 위해 개발자들의 작업물이 제품화 되어 고객의 피드백을 빠르게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일을 하며 최신 기술을 써보고, 그 기술을 활용하여 만든 결과물에 대한 실제 반응을 보면서 직원들이 동기부여를 얻는다고 한다.

홍지원 대표는 단기적으로 반응이 뜨거울 때 GPT 패션 스타일리스트를 빠르게 개발하여 사람들의 쇼핑 경험을 향상 시킬 수 있는 수준 높은 제품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사람들이 전기차 하면 테슬라를 떠올리듯 제품 발견 및 추천 솔루션을 대표하는 회사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4년 전 창업했을 때부터 꾸준히 한 방향으로 기술과 제품을 개발했던 YesPlz AI 덕분에 쇼핑을 좋아하는 사람은 새로운 경험을, 쇼핑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은 쉽고 빠르게 옷을 고를 수 있는 날이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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