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r: 한기용
성장하는 회사나 팀에서 일을 하면서 혹은 성장하는 스타트업을 도와주면서 다양한 종류의 성장통을 보게 된다. 일단 어느 조직이나 성장이 없다면 그냥 통증만 있기 때문에 기왕이면 성장통이 훨씬 낫다. 또한 성장은 많은 문제들을 마스킹해주는 효과가 있다. 즉 웬만하면 사람들이 참고 넘어간다. 물론 성장이 멈추는 순간 이는 바로 표출되며 어느 시점에 회사는 성장했지만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없구나 라고 느끼는 순간 문제가 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성장통은 결국 사람에서 기인한다. 창업자/초기멤버들이 회사의 성장과 함께 성장하지 못해서인 경우도 있고 (이런 관점에서는 창업자가 전혀 성장하지 못하는 사람이 아닌 다음에는 조금더 인내심이 있는 VC로부터 투자를 받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본다. 아니면 투자를 안 받고 갈 수 있으면 그래도 된다. 많은 수의 실리콘밸리 창업자들은 peer-pressure에 시달린다) 사람은 확 늘었는데 중간 매니저들이 없어서인 경우도 있고 경험있는 사람을 새로 뽑았는데 그 사람을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즉 똑똑하고 경험있는 사람을 뽑았는데 그 사람의 말을 듣는 것이 아니라 원래 하던 대로 일을 시키는 경우인데 회사가 성장하려면 더 똑똑한 사람들을 뽑고 그 사람들을 활용해야한다. 창업자나 초기멤버의 관점에서는 내가 힘들게 키워놓은 회사이니 내가 계속 있어야지라는 생각보다는 언제든 나보다 더 좋은 사람이 오면 내 자리를 내놓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야 한다.
다음은 프로세스의 부재라고 생각된다. 거창한 프로세스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예를 들면 서비스 온콜을 시작하고 서비스에 문제가 생기면 Incident Report쓰고 Post-Mortem 미팅하는 것을 프로세스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이걸 안 하면 초기 멤버들이 항상 바쁜 사람들이 되어서 사람을 더 뽑아도 일의 분배가 안되고 번아웃되어 버리기 쉽다. JIRA나 Trello를 사용해서 스프린트 단위로 업무를 나눠서 관리하는 것도 어느 시점에는 필요해진다.
또다른 성장통은 미팅이다. 사람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지금 미팅 방식이 맞는지 고민해봐야한다. 예를 들면 전체 엔지니어링팀이 매주 참석하는 올핸즈 미팅이 있다면 엔지니어수가 어느 이상으로 커질 때부터는 이게 맞는 건지 생각해봐야한다. 미팅은 기본적으로 information sharing이 아닌 다음에는 working session이 되어야한다는 것이 내 믿음이다. 얻고자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누가 참석해야하는지 고민이 필요하다. 유데미때는 모든 미팅 인바이트에 다음 세 가지가 명시적으로 있어야만 했다 (이대로 잘 지켜지지는 않았고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다 ^^).
– Purpose: 미팅 목적
– Agenda: 미팅 의제 (가능하면 의제별로 배정 시간도 명시)
– Outcome: 미팅에서 원하는 결과물
다른 많은 것들을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마지막은 레벨링이다. 그전까지는 대략적으로 엔지니어들의 레벨이 없거나 크게 시니어와 주니어로 있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를 IC 트랙와 매니저 트랙 (중간 매니저)으로 나누고 트랙별로 레벨을 정한 다음에 지금 팀원들의 레벨을 정해야한다. 이게 안되면 팀원들의 career path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 그리고 이게 되어야 인터뷰를 해서 사람을 뽑을 때도 편리해지고 나중에 승진이나 연봉인상을 두고 팀별로 calibration을 하기도 쉬워진다. 마지막으로 승진의 경우 각 팀의 매니저들끼리 만나서 이야기를 해서 정해야만 투명성이 높아진다.
이 중 몇몇 주제들은 따로 포스팅을 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