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Motion2AI 김병수 의장 – 고객 중심의 딥테크로 물류 창고를 혁신하다

Interviewer: 이용균 (noninertialframe.com)

Motion2AI는 컴퓨터 비전과 인공 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물류 창고 내 모빌리티의 관제 서비스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2020년 12월 82 Startup의 글로벌 데모데이 피치 이후, 2021년 8월 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 Mir Ventures, 미래 에셋, 퓨쳐플레이 등으로부터 $12.6M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받았고, 현재 미국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기사는 2023년 2월 Motion2AI의 창업자인 김병수 의장과의 인터뷰를 재구성한 내용이다.

Motion2AI 소개

Motion2AI는 물류 창고의 안전과 생산성을 높이는 물류 창고 모빌리티 관제 솔루션을 제공한다. 솔루션은 관리자들이 사용하는 패키지와 작업자들이 사용하는 패키지로 이루어져 있다. 관리자용 패키지는 업무 관리를 도와주는 소프트웨어와 실시간 작업 현황과 누적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는 대시보드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작업자용 패키지에는 안전 관리, 차량 스케줄링 및 라우팅, AI 어시스턴트 등이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어 지게차가 여러 대 가동되는 물류 창고에서 지게차들끼리 충돌하지 않는 가장 효율적인 동선을 작업자들에게 안내한다. 관리자들은 작업 데이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물류 창고의 효율성을 모니터링 하고, 데이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노동력 분배와 장기적인 물류 창고 운영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Motion2AI는 다양한 종류의 고객(물류 창고)에게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차별점을 갖고 있다. 물류 창고는 고객사마다 취급하는 물건과 이를 위해 사용하는 장비 및 창고의 구조가 많이 다르다. 심지어 시간이 지나면서 물건의 배치가 바뀌거나 창고를 다른 곳으로 옮길 수도 있다. 기존의 물류 창고 관리 솔루션은 정형화되지 않은 서로 다른 환경에 똑같이 적용되기 어렵기 때문에 온보딩하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반면 Motion2AI는 고객사가 자신의 상황에 맞게 사용할 수 있는 API 기반의 솔루션을 제공하여 이미 태블릿이 장착 되어 있는 지게차부터 외부 장치를 설치할 수 없는 지게차까지 동일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컴퓨터 비전과 차량 라우팅 기반의 안전 시스템은 1, 2주 만에 온보딩이 가능하고, 데이터 수집과 모델 파인 튜닝이 필요한 효율성 증가 솔루션은 한 달에서 세 달 내로 사용하기 시작할 수 있다.

Motion2AI 창업 과정

김병수 의장은 창업 전에 컴퓨터 비전 분야에서 박사 학위를 수여하고, 실리콘 밸리에서 AR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와 배달 로봇을 만드는 회사에서 총 4년 가량 근무했다. 그 후 2018년에 시장보다 기술에 초점을 맞추어 턴키(Turnkey) 솔루션으로 창업을 하였다. 컴퓨터 비전 기술이 필요한 수많은 업체를 만나는 과정에서 목표 시장이 자동차, 드론, 물류로 좁혀졌다. 이 중 가장 빠른 시간 내에 기술을 도입할 수 있는 분야는 물류의 생산성 관리라는 점을 알게 되어 물류 창고에 초점을 맞추기로 결정했다.

초기 투자사였던 퓨처플레이의 소개로 CJ 대한통운에서 PoC(Proof of Concept)를 진행했다. 당시 CJ 대한통운에서 신규 기술 발굴 및 업무 적용을 담당하던 최용덕 대표와 일을 했는데, PoC 종료 후 목표와 상황이 맞아 물류 분야의 경험이 많은 최용덕 대표를 공동 창업자로 영입하게 되었다. 또, 한국 네이버 랩스에서 자율 주행 기술을 개발한 경험이 있는 정진용 박사까지 CTO로 영입했다. PoC를 진행하며 고객이 기술 자체보다는 현장의 문제를 직접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을 원한다는 것을 배워서 모빌리티에 접목된 컴퓨터 비전과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물류 창고 안전 및 생산성 관리 솔루션을 개발하는 회사로 피봇했다.

고객이 필요로 하는 솔루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회사의 방향성을 정한 후 CJ 대한통운과 LX판토스와 추가 PoC를 진행했다. 사업 초기에 주어진 기회 하나 하나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그 과정에서 고객사와 투자자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했다. 특히 PoC를 시작할 때 제품의 한계와 부족한 점을 숨기지 않고 고객과 투명하게 의사 소통을 했다. PoC를 진행하는 고객사는 봉착한 문제를 같이 해결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함께 제품을 개발하며 고객의 물류 창고 운영을 최대한 돕는 방향으로 솔루션을 만들겠다는 태도가 도움이 되었다.

Motion2AI의 성장

펜데믹 기간 이커머스 시장과 함께 물류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펜데믹 이후 성장이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회귀하면서 물류 창고 운영 방식도 바뀌었다. 아마존 물류 시스템에 의존하던 제조 업체들이 각자의 물류 버티컬을 구축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물류 창고들은 안전 및 생산성 관리 시스템을 새롭게 도입하기 때문에 Motion2AI 제품을 사용하면서 일종의 ‘퀀텀 점프’를 느꼈다는 피드백을 받는다. 특히 작업자들이 Motion2AI가 제공하는 새로운 경험에 큰 만족감을 보인다.

Motion2AI는 현재 미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미국 시장은 한국 시장보다 클 뿐만 아니라 기술적 이점을 활용하기에 더 용이하다. 풀필먼트(fullfillment) 센터의 비율이 높은 한국과 달리 미국은 생산 공장의 수가 많다. 생산 공장에서 사용하는 물류 창고들은 비정형화된 물품들을 주로 다루기 때문에 자동화에 대한 어려움이 있어 경쟁사들과의 차별점이 부각된다.

물류 창고 작업은 크게 지게차 등의 차량이 물건을 옮기는 작업과 작업자가 지게차에서 물건을 내리거나 싣는 작업으로 이루어져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최종적으로 모든 물건에 대해 두 가지 작업이 완전 자동화 되겠지만 현재의 솔루션은 이 중 한 가지를 자동화 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다른 회사들은 주로 작업 차량 운전에 집중하여 로봇이 창고를 돌아다니며 물건을 나르고, 작업자들은 로봇에 짐을 싣거나 내리는 일만 한다. 하지만 규격 외의 물건을 취급하거나 다루는 제품 혹은 창고의 공간이 바뀌는 경우, 이 접근법의 한계가 드러난다.

Motion2AI는 물건을 옮기는 일의 자동화보다 효율성을 높이는 데에 초점을 맞추었다. 우버(Uber)가 GPS로 승객과 택시의 위치를 파악해서 가장 효율적인 경로를 제시하는 것처럼, Motion2AI는 컴퓨터 비전과 인공지능으로 차량이 다루고 있는 화물을 인식하여 최적의 작업 방법을 제시한다. 차량을 운전하는 행위 대신 여러 대의 차량을 운영하는 일을 자동화 시키는 것이다. 이는 비정형화된 물품을 취급하는 물류 창고에서 사용하기에 최적화 되어 있다. 이와 동시에 작업자가 차량과 같이 일하는 부분에 대한 자동화 기술을 연구하는 중이다. 지게차가 물건을 중간 지점까지 옮겨 놓으면 로봇이 작업자 대신 최종 목표 지점까지 물건을 운반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Motion2AI 제품을 장착한 차량들이 데이터를 계속 축적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 수록 자동화할 수 있는 물류 창고 작업이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스타트업 운영에 대하여

코파운더 혹은 시니어 엔지니어 같은 주요 직책의 직원을 데려올 때에는 그 사람이어야만 한다는 확신이 필요하다. 확신이 없으면 데려오면 안 되고, 확신이 있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모셔와야 한다. 주요 인재를 어떻게든 뽑는 것이 대표의 중요한 역량이다. 반면 주니어 직원으로는 성장에 대한 동기 부여가 강하고,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인 스타트업 환경을 잘 견딜 수 있는 사람을 찾는다. 스타트업이 실패하더라도 일을 하면서 최대한 배운다는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이 일도 잘 하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 다. 이렇게 데려온 직원들의 동기 부여를 유지하기 위해서 Motion2AI는 좋은 문제를 풀 수 있는 환경과 고객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고 있다.

Motion2AI는 글로벌 스타트업으로 한국과 미국 두 나라에서 오피스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은 엔지니어링에 집중하고, 미국은 엔지니어들이 있기는 하지만 현장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차에 의한 의사 소통의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미국팀끼리 혹은 한국팀끼리의 미팅을 금지하는 규칙을 만들어 두 팀이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돕는다.

앞으로의 방향

단기적, 중기적으로 김병수 의장의 개인적인 목표는 Motion2AI의 목표와 일치한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고객과 함께 물류 창고 작업을 개선하기 위한 고민을 계속할 것이다. 관제 시스템 설치와 운영이 어려운 물류 창고에 어떻게 Motion2AI를 도입하여 안전과 생산성을 향상 시킬지, 어떻게 온보딩을 문제 없이 진행할지, 사용자들이 제품에서 최대한의 가치를 얻도록 어떻게 도울지를 항상 생각하고 있다. 더 나아가 물류 창고를 보다 잘 운영하기 위해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병수 의장은 장기적으로는 컴퓨터 비전과 인공지능의 활용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사업을 하다보면 기술을 상업적으로 사용하면서 성장하고, 동시에 고객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성장을 하게 된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에 인공지능이 점점 더 복잡한 문제를 풀 수 있는데,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를 찾는 것은 고민할 가치가 있는 흥미로운 일이다. 동시에 기술의 발전으로 물류 분야에서 해결할 수 있는 복잡한 문제들과 이에 대한 솔루션을 구상하고 싶다는 비전을 공유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요즘은 스타트업 관련 자료가 인터넷에 워낙 많기 때문에 모든 스테이지에 대한 정보와 조언을 쉽게 구할 수 있다. 그래서 예전과는 다르게 무모하게 도전하는 것보다 주위의 정보를 잘 활용하여 한 단계씩 밟아가는 것이 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의 초기 단계는 굉장히 어렵다. 김병수 의장 역시 처음에는 기술에 대한 사랑과 자신감으로 창업을 했지만 시행착오를 통해 고객이 얻는 가치를 중심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주위에 도움을 청하고, 또 도움을 주는 일이 굉장히 중요하다. 스타트업 업계의 서로 도와주는 문화가 지금의 실리콘 밸리를 만들었고, 앞으로 이 문화에 더 기여를 하기 위해 82 Startup 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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